거시경제 전망: 골디락스 시대 지속
정책 변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골디락스’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없이 안정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자산군이 긍정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기반 투자와 구조적 메가트렌드가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습니다.
미국의 광범위한 정책 변화와 거시경제적 변동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는 관세,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둔화, 지정학적 긴장 등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과열이나 침체 없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주요 자산군은 플러스 성과를 기록했으며, 특히 금과 이머징마켓 주식이 선진국 주식과 글로벌 채권을 앞서고 있습니다.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
미국 경제는 고금리로 성장세가 일부 둔화되고 있지만 경기 침체는 피할 가능성이 큽니다. 관세 영향으로 물가 둔화가 잠시 멈췄으나, 인플레이션은 2026년 중반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노동시장은 균형을 찾아가며, 수요 둔화와 공급 감소가 맞물려 실업률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대규모 세제·지출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으로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가계와 기업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테크 기업들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에너지 등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비테크 기업들은 코로나19, 금리 인상, 관세 등 최근의 여러 시장 충격 이후 보수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2022년 금리 인상 이전에 부채를 재조정해, 부채 비용을 196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가계 연체율은 상승했지만, 주로 저소득층에서 집중되어 있어 전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또한 가계 전반의 부채 상환 부담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상호관세 계획 발표 관련 선제적 무역 활동이 유럽과 아시아 제조업을 견인했습니다. 유럽은 통화정책 완화로 성장세를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은 재정 부양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세안과 중남미 지역은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리스크 요인은 현재로서는 관리 가능
경제 회복력은 자산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질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은 10년 전보다 신용등급이 개선되고 듀레이션이 짧아졌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테크 섹터가 여전히 시가총액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습니다.
다만, 현재 자산 가격이 높은 수준인 만큼 정상화 조정 시 안정적 흐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아직 남아있는 코로나19 여파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도 잠재 리스크입니다. 무역 활동이 위축될 경우 주요 경제권 성장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은 연준(Fed)의 ‘고용 최대화’와 ‘물가 안정’ 목표 관련 엇갈린 지표에 주목할 것이며, 이는 금리 인하 시점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꺽이지 않거나, 중앙은행 독립성 약화, 정부 부채 증가에 대한 신뢰 우려가 이어질 경우, 장기 국채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로존과 중국에서는 노동시장 부담이 커지고 제조업은 외부 불확실성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성장 동력이 서비스업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중 무역 협상에서는 양국 간 포괄적 합의 의지가 확인되었으며, 2026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이전 타결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는 글로벌 금융 여건을 완화시켜, 각국 중앙은행은 자국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가계는 현재 4조 8천억 달러 이상의 머니마켓펀드(MMF)를 보유하고 있으며, 단기 금리 하락 시 해당 자금은 채권과 주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재정 정책도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일은 5,000억 유로 규모의 인프라 펀드를 통해 교통·에너지·디지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혁신과 내수 확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일부 국가에서는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G7 국가 중 일본, 이탈리아,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모두 130%를 초과합니다. 프랑스는 1974년 이후 예산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으며, 최근 프랑스 국채 스프레드가 이탈리아 국채보다 넓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부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으며, 채권 투자자들도 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장기 국채 금리는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다극화 세계로의 패러다임 전환
현 미국 행정부의 협상 전략은 경쟁국과 동맹국으로부터 더 큰 이익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전략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EU, 중국, 인도, 아세안 등 주요 블록의 역할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보다 다극적이고 다자주의적인 세계 질서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AI 생태계는 이러한 변화의 대표 사례입니다. 미국은 AI 분야를 선도하고 있지만, 중국은 모델 개발과 반도체 생산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향후 국가ㆍ지역별 AI 도입 양상은 달라질 수 있으며, 미국은 품질과 활용성 측면에서, 중국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AI를 넘어 인구 구조 변화, 에너지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다양한 구조적 메가트렌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극화 세계로의 전환을 고려할 때, 투자자는 특정 지역에 집중하기보다 균형 잡힌 글로벌 분산 투자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접근법은 탄탄한 포트폴리오 구축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베어링자산운용 컴플라이언스 심사필 제 2025-5049400호 (2025.12.09~2028.12.08)